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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와 바르비종파 거장전

keyword77 2005. 8. 6. 21:55

밀레와 바르비종파 거장전


바르비종파는 19세기에 파리 교외의 퐁텐블로 숲 어귀에 있는 작은 마을 바르비종에 모여 살며 작업한 일군의 작가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바르비종 지역의 풍경과 그곳에 사는 농민들의 일상을 화폭에 그대로 담아냈는데, 미술사적으로는 낭만주의와 사실주의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인상주의의 태동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르비종파는 특히 야외에서 직접 제작한 회화도 아틀리에 안에서 제작한 회화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 완성된 작품으로 평가한 최초의 화가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밀레, 코로, 루소, 도비니, 트루아용, 디아즈, 뒤프레 등 이른바 바르비종의 일곱 별Pleiades of Barbizon School을 포함하여 총 31명의 작품 106점이 공개된다. 밀레 22점, 코로 19점을 비롯하여 디아즈 6점, 루소 5점, 뒤프레 2점, 트로와용 4점, 도비니 2점이 전시된다. 이밖에 리얼리즘의 거장 쿠르베의 유화 4점도 전시된다.
바르비종파의 형성과 발전에 관련된 모든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함으로써 바르비종파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근대미술의 전개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 코로 <데이지 따는 여인들> 1865~70년 경, 캔버스에 유화, 71.5x48.5cm


1865~70년경은 코로가 왕성했던 이탈리아 시대의 추억을 기억에 의지해서 그리고 있던 시기였다. 특히 세로형 캔버스의 양 뒤편에 높은 나무를 배치하고, 그 사이의 원경에 하늘을 그리고, 근경에 인물을 그려 넣는 구도는, 1859년 작 <화장-인물이 있는 풍경>(파리, 개인소장)과 만년에 그렸던 <나폴리 모래밭의 추억>(1870~72년,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등과 다소 흡사하다. 힘이 강한 터치와 옅은 풀의 색이나 싱싱한 꽃의 색을 사용하여 화려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풍부한 어두운 색 사용과 밝은 빛의 콘트라스트가 다가올 인상파의 도래를 알려주고 있는 것 같이 생각된다.
본 작품의 최초의 소장가는 당시 파리 오페라단의 바리톤 가수로 알려져 있던 쟝 바테이스토 피오레이다. 그는 1861년 무렵부터 뒤란 뤼에르 화랑의 아도부아이스를 따라 들라크르와와 코로, 바르비종파의 작품을 수집했던 사람이다.


2. 코로 <소몰이 여자와 연못에 보이는 풍경, 부이르 다부레>, 캔버스에 유화, 36.5x48.5cm


코로 작품의 수집가이자 연구가인 모로네라톤은 본인의 저서 『코로전』에서 “신은 코로 때문에 부에르 다부레를, 동시에 부에르 다부레 때문에 코로를 만들었다.” 라고 언급했다. 부아르 다부레는 코로가 한평생 잊을 수 없는 땅이고, 그림을 그리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여 코로를 화가로 크게 성장시켰던 곳이다.
부아르 다부레는 라샤 상인이었던 코로의 부친이 자신의 은거를 위해 1817년에 구입했던 코로가의 별장이 있던 곳이다. 코로는 이 18세기 풍의 집에 사는 것에 많은 애착을 가졌다. 1년 중 수개월을 스케치 여행에 쓰고 있던 코로지만 파리에 오면 반드시 이곳에 들러 가족을 방문했다. 그래서 주위를 스케치하며 걷기도 하고, 아뜰리에 안에서 살롱에 출품할 작품을 제작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습관은 1834년 두 번째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온 후부터 만년까지 계속되었다. 부에르 다부레는 파리의 남서쪽 약 14km에 있는 숲과 호수, 늪지가 많고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진 피서지이다. 파리와 베르사이유의 중간에 위치하여 그다지 크진 않지만 오래되어 퐁텐블로의 숲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본 작품은 하얀 벽의 집과 한눈에 보이는 좋은 경치 등 부에르 다부에의 특징적 요소를 지닌 해질녘의 목장을 그리고 있다.

 



3. 밀레 <밭에서 돌아오는 길> 1873년, 캔버스에 유화, 80.5x100cm

 


이 작품은 1875년에 밀레 사망 후에 경매에 나온 것으로, 1974년에 제작되고 나서 2년 간 밀레의 아뜰리에에 보관되고 있던 것이다. 이 시기에, 밀레의 명성은 확립되고 생활도 안정되어 있었으나 이미 건강이 나빠져 피를 토하면서 작품을 제작하고 있었다. 1873년 봄 이후에는 계속 병상에 누워있었기 때문에 이 시기의 회화나 소묘는 거의가 미완으로 끝나 사후에 발견된 것이 많다.
이 작품은 부부가 양을 데리고 돌아가는 정경을 그린 것이다. 해질녘 뿌옇게 희미한 하늘 아래 비현실적인 세계라는 느낌마저 주는 안개가 낀 화면은, 조용하면서도 슬픈 시간을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주문이 계속 이어져 고양되는 명성과는 반대로, 서서히 악화되는 건강 상태 속에서 그린 대작이다. 당나귀에 태운 아내에게 향한 농부의 눈길에는 오랫동안 고생시킨 아내 까뜨린느에 대한 밀레의 배려가 반영 되어있는 듯이 보인다.

 


1. 페이앙 <추수 후의 휴식> 유화, 61.3x107cm

 


페이앙은 국립미술학교에서 밀레와 같은 스승 폴드라슈에게 배우고 밀레보다도 1년 늦게 태어났지만 금세기 초까지 산 화가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도 주제는 밀레와 유사하지만, 풍경이나 묘사에 있어서는 밀레보다 새로운 시대를 느끼게 한다.
여기에 그려져 있는 것은 추수 후에 휴식을 취하는 농민들이지만 테마나 구도로 보아 밀레의 <추수하는 사람들의 식사 >(1850~53년, 보스턴 미술관 소장),
<점심시간>(1866년, 보스턴 미술관 소장)을 금방 연상케 한다. 농부의 의복과 쓰고 있는 모자도 밀레의 것과 비슷하지만, 페이앙이 그린 인물은 무표정이고
배경에는 노동과 수확의 상징인 짚더미 대신에 멀리 저쪽에 교회의 지붕이 그려져 있다.

 


2. 자크 <바르비종의 농가> 유화, 19.7x17cm

 


물을 나르는 농부가 뒤를 향하여 그려졌고 한 마리의 양이 빛을 쬐고 있으며 나머지 양들은 한 무리로 그려져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의 주인공은 닭이 아닐까 싶다.
양 우리를 그린 자크의 작품에는 반드시 주위에서 모이를 쫓는 닭이 그려진다. 화면에 보다 현실미를 띤 일상성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벽의 질감과 거기에 세워서 걸어 놓은 농기구, 작업을 서두는 농부의 움직임 등 당시 농촌의 모습을 잘 전하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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