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 폴록의 그림이 유명한 이유


가장 경멸스러우면서도 유명한 그림 .
그림을 아무리 모르는 사람도 아마 이 그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근데 도대체 왜 그리 유명한 것인지...... 자신있게
얘기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색 저색 대충 뿌려 놓고 그림이라니......(물론 작가는 대충한 것이 아니라지만) 결과물인 붓대신 막대기나
물감통 자체를 천위에 뿌리며, 그리지 않고도 그림취급은 받게된 대표적인 그림이다. 바닥에 깔아 작업하고서 막상 벽에 걸어 전시를 해야했을 때
작가는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위, 아래, 좌, 우를 결정했을까.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미술세계,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기엔 감상자들에겐 너무나 두터운 좀처럼 변하지 않는 고정관념이
있으니........
'미술하면 역시 불란서지.
그래도 그림은 좀 성의있게 시간이 투자되어서 그려야 제 맛이지.
도대체 뭘 그린것인지는 알아볼 수는 있어야지.
그림 그리는 화가들은 사회성이 부족하고 골방에 박혀 그림만 그리는 괴짜들이야. '
이 모든 조항에 모두 부합하지 않은 화가
잭슨 폴록. 그리고 그는 세계적인 화가 중에 한명으로 꼽힌다.
제2차세계대전후 프랑스를 포함한 많은 예술가들이 미국으로 망명하며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뉴욕으로 옮겨질 당시 잭슨 폴록은 시대적
요구와 잘 부합되어 미국이 제조한 스타아티스트이며, 그의 그림은 비록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노동력을 성실히 부여한 그림도 아니지만
'추상표현주의' 라는 시대적 당위성을 포함한 전후 미국추상미술의 탄탄한 이론까지 겸비한 미술로 평가 받게 된다.
미술사에 기록되는 대표적인 화가들는 국가경쟁력을 받침으로 시대의 목소리를 반영한 작품세계로 탄생한다. 미술사의 흐름이 이집트,
그리스, 로마, 파리, 미국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경제가 발전할수록 예술이 꽃을 피우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예술이라고 모두 역사에
기록되지 못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나라가 힘이 있어야 역사가 조명을 한다는 것이다..
20세기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인 양차대전으로 인류는 커다란 변화를 겪고 기존의 가치관에 반기를 들고, 이성보다는 직감과 주관적
감정을 분출하며 미술사에는 매우 감정에 치우친 '뜨거운 추상'의 도가니에 빠지게 되는데 ........
그간 미술사의 획을 그어오던 프랑스 중심의 입체파, 야수파, 초현실주의는 앵포르멜이라는 뜨거운 추상의 세계로 자리바꿈을 하고, 같은
시기 미국에서는 망명화가들에 의해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지만 비슷한 그림의 다른 이름 '추상표현주의'를 주장하며 그 대표주자로 잭슨 폴록을 정면에
내세운다. 결과물이 어떻게 완성되던가에 그저 감정을 분출하는 행위자체를 인정하는 위대한 미술로 포장하면서.
추상표현주의 이후 팝아트, 개념미술, 퍼포먼스, 환경미술, 비디오 아트..미술사의 흐름은 뉴욕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 어떤
경제력이 미국을 누르지 않는 한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왜 그리도 훌륭하다는 것인지 잘 모르면서도 어쨌든 꼭 알아두어야 할 것 같은 추상표현주의와 잭슨 폴록. 바로 이 그림 뒤에는 미국의
거대한 힘이 상징적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힘 딸리는 한국에서 '한국과 서구의 전후 추상미술: 격정과 표현' 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에 잭슨 폴록의 그 많은 그림 중에 작은 이 그림 한 점이 겨우 와서 선보이고 있다.
반갑긴 하다. 그래도 유명한 그림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이......그런데 유명해서 보기 좋은 것이지, 역시 실제로 보니까 유명할만하다고 신뢰가 가는지......생각해볼 이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