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언어
냄새 언어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백과사전]
냄새로 의사 소통을 하는 곤충들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후각 언어를 사용해서 다른 사람들과 은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러나 그 언어는 감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겨우 느낄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적으로 그것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후각 언어는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에게는 냄새를 발하는 더듬이가 없으므로 겨드랑이, 유방, 두피, 생식기 등으로부터 페로몬을 발산한다.
그 메시지는 무의식적으로 감지되지만 그렇다고 효과가 덜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5천만 개의 후각 끝신경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혀가 겨우 4가지 맛을 구별하는 데 반해서 5천만 개의 세포로 수천 가지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냄새를 통한 의사 소통 방식은 어느 때 사용하는가?
우선, 성적인 유인을 하는 데 쓰인다. 인간의 암컷은 인위적인 향기를 쓰지 않고도 인간의 수컷을 아주 잘 유인할 수
있다. 인간의 수컷이 암컷 본래의 향기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인위적인 향기 때문에 본래의 향기가 감춰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수컷은 다른 암컷에게 배척을 당할 수도 있다. 암컷의 페로몬이 그에게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미묘하다. 두 사람은 자기들이 후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고는 그저 <사랑은 맹목적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인간의 페로몬은 적대적인 관계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들이 그렇듯이, 어떤 사람이 상대방에게서
<공포>의 메시지가 담긴 냄새를 맡게 되면, 그는 자연히 상대방을 공격하고 싶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페로몬이 가장 뚜렷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가운데 하나로 월경 주기가 같아지는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함께 사는 여러 여자들이 냄새를 발산하면 그 냄새들이 그들의 기관을 조절해서 월경 주기가 동시에 시작되도록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 실제로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