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대신 짊어질 수 없다. 나의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이 돼라.
나에
대한 책임은 그것이 어떠한 책임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켜선 안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물과 정황
판단도 흐려지는 것일까? 나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싶다. 특히 나이듦에 대한 책임은 가장 피하고 싶은 유혹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면서 지금의 나를 인정하지 못한 채 세월에 저항하기 위해 발버둥친다. 나도 모르는 사이 이미 상업적 안티에이징에
세뇌되었기 때문이다.
세월에 저항한다는 것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 의미 없는 일이다. 막는다고 막아질 수도 없는 것이 시간과 자연의
흐름이며 변화이다. 안티에이징의 유혹에 빠져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변화를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며 나를 위한
길이다. 어떻게 나이 드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정의는 안타깝게도 아직 없다. 나이 드는 것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로 지금
내가 책임지고 깨달아야 할 일이다. 나이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대신 짊어질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각인하라.
▶두 번째 지혜_자각
지금만이 지금이다.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충실하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자각하라.
자각의 가장 큰 적은 회피다.
회피란 일을 하면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 또한 회피이다. 우리는 언제나 회피하고 도망갈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무엇으로부터 회피하고자 하는가? 왜 지금에 집중하지 못하는가? 현재를 인정하는 데 무엇이 두려운가? 회피는 나 자신과의 접촉을
막는다. 위기를 두려워하여 내일을 향해 달리고, 과거를 돌아보며 그리워하기도 한다.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회피의 반대는
자각이다. 자각한다는 것은 육체와 정신의 통일, 의식과 삶의 통일을 말한다. 나에게 진정 무엇이 필요하고 중요한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나 자신을
자각해야 한다. 불편해 보이는 현실이라 하더라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자각을 갖고 살게 되면 나이듦을 받아들이고, 나이듦의 과정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온갖 회피책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자각이란 더욱더 필요하다.
▶세 번째 지혜_움직임
모든 것은 흐른다.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성숙하고 변화하라.
움직임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움직임은
멈춰져 있는 상태가 아니라 변화가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외부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 몸 안에서도 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피의 순환과
신진대사, 근육의 수축과 이완, 세포분열 또한 움직임이다. 감정이라는 에너지도 여러 종류로 분출되어 움직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움직인다.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 속에 어떤 힘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몸 안의 움직임이 불편하거나 아프더라도
떨쳐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느껴라. 나이 든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뜻이다. 이 움직임을 막으려고 하거나, 영향을 주려고도 하지 말라. 움직임의
적이 경직과 정체이듯이, 몸이 경직되면 사람의 정신세계 역시 움직이지 못한다. 움직임은 곧 변화다. 에너지가 막힘없이 흐를 때, 우리는 완전한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고, 나이듦을 여유 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네 번째 지혜_질서
혼돈을 정돈하는 것은 창조적인 행위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선택한 것을 좋아해라.
질서란 체계를 세운다는
것이다. 움직임을 통해 생긴 여러 가지 삶의 흐름을 정돈하고, 체계를 잡는 것이다. 체계를 세움으로써 마음과 내 주변에 공간이 생기며, 이
공간에서 새로운 성장과 변화가 시작된다. 체계를 세운다는 것은 내가 가진 내용에 형식을 부여하는 것이다. 내용이 변하면 형식 또한 변하기 때문에
체계를 세우는 것은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한다. 그러나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으면서 규율을 부여하지는 말아야 한다.
즉, 변화와 소멸, 끌어당김과 밀쳐냄, 확장과 수축 등 자연의 체계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의 체계를 세우고 나면 힘을
분산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크고 작은 일을 결정하거나 충동과 감정을 다룰 때, 인간관계를 풀어나갈 때, 일과 사생활 중 으뜸순위를
정할 때 등에 명확한 원칙을 세울 수 있다. 한번 체계를 잡았다고 하여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고 고집하지 말라. 체계를 세우는 일은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적극적으로 노년기를 맞이하는 것은 삶의 일부분을 의식적으로 맞이하고, 의식적으로 끝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혼돈을
정돈할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목표와 계획을 세워라. 인생의 새로운 단계가 다가오고 있음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준비를 함으로써 우리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다섯 번째 지혜_단순
적은 것이 때로는 많은 것이다. 잡동사니를 내던져 버려라. 인생의 공간이 생기고 삶이 가벼워진다.
부엌과 지하실을
정리하다 보면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지나치게 많이 쌓아두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생각과 감정도 마찬가지다. 없애고 정리하고,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라. 이제까지의 습관도 버려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단순하게 봐라.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보지 않도록 하라. 이렇게 하여 내
마음의 공간이 생기면 존재가 가벼워질 수 있다.
단순한 것에서 기쁨을 느끼며 거기에서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고 나면 내 자신이 만든 상황과 물건에 포로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목표는 사물에 싸인 베일을 벗기고 단순화하여 핵심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나 가지고 싶은 욕구는 우리가 단순한 삶을 살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다.
소비로 존재를 가리고, 필요 없는 것도 내 삶에 끼워 넣으려고 한다. 그래서 단순화가 필요하다. 작은 것에 만족하고 지나친 상상을 하지
않는다면 삶이 주는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그러면 쌓아둔 것들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아 막다른 골목에 이르는 일이 없을 것이다. 삶에
중요하지 않은 것을 없애고 나면 그때는 나이를 받아들이고 만족스럽게 늙어갈 수 있다. 그 후 펼쳐질 가능성을 지켜보라.
▶여섯 번째 지혜_느림
시간은 돈이 아니다. 돈은 시간을 주지 못한다. 느림을 발견하라. 당신의 삶의 속도를 찾을 수 있다.
속도에 대한 얘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리 주위는 너무 빨리 돌아간다. 그러나 우리는 속도에 대한 이야기는 익숙하지만 정확하게 뭐가
문제인지, 우리 일상에서 속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실하게 정리하고 넘어간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는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면서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모니터 앞에서 보낸다. 컴퓨터로 정보를 찾고 게임을 하고 편지를 보내고 글을
쓴다. 그러나 사람은 컴퓨터처럼 일을 빨리 할 수 없다. 감각은 빠를 수 있어도, 나라는 사람 전체가 적응하고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의
일부분은 인공적인 속도에 맞출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 전체가 자연의 속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다만, 인간이 시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환상을
품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속도전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그렇게 속도에 적응하고자 한다면 어느 날 몸과 마음이 갑자기 작동을 멈출 것이다. 속도전에서 빠져나와라. 살아 있는 존재에게 부여된
자연의 리듬을 알아내어 그 리듬에 맞춰 사는 것이다. 리듬은 이미 정해져 있고, 인간은 그 리듬에 영향을 줄 수 없다. 느림과 친해져라. 느림과
친해지면 휴식시간의 의미가 달라진다. 단순히 경쟁을 위해 재충전을 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기 발견의 시간이 될 것이다. 휴식시간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 이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지루함은 쫓아버려야 할 것이 아니다. 빨리빨리 하려는 것은 무엇인가로부터 회피하려는 것이다.
일상의 지루함을 허락할 때 지금이라는 시간은 길다. 세상의 속도에서 빠져나와 나만의 속도를 발견하고 즐겨라. 가벼우면서도 충만한 삶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곱 번째 지혜_유머
힘들어도 웃는 게 유머다. 모순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라. 자신과 타인에 대해 너그러워진다.
삶의 모순과 부당함을
견디고 비켜가기 위해서는 인간만이 가지는 한 가지 능력, 즉 유머가 큰 도움이 된다. 유머는 논리와 이성과 통계를 무기력하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즉, 유머는 모든 불합리를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이다. 출구가 없는 것 같아 보여도 유머라는 도구를 작동시키면 길이 보이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해준다. 유머의 세계에서는 완고할 필요가 없다. 마음껏 느슨해도 된다. 그래서 긴장이 팽팽하게 감돌 때
유머는 균형을 찾아주고 사태를 상대적으로 보게 해준다. 유머가 있다면 위협적인 것도, 해결 못할 것 같은 일도 항상 다른 관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새로 정리가 되고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보인다.
삶은 늘 우리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비논리적이고, 이해 안 될 때도 있게 마련이다. 이때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가볍게
수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유머이다. 유머를 통해 기존 질서를 버리고 새로운 질서를 찾을 수 있다. 즉, 모든 사물을 열려 있는 마음으로 보는
데 유머의 핵심이 있는 것이다. 불편하고 고통스런 상황이 닥치더라도 유머로써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거울을 들여다보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라. 나이 든 내 모습을 보며 고개를 돌리지 말라. 얼굴에 나타나기 시작한 변화를 보며 열린 마음으로 웃어라. 내 눈 속에 성숙함과
지혜가 보일 것이다. 유머는 안티에이징의 거센 움직임을 그대로 보고 넘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여덟 번째 지혜_향유
인생의 열매를 따라. 자신을 느끼고 만끽하고 표현해라.
“안 돼", "난 못해, 해서는 안 돼." 같은 강박으로부터
정신이 자유로워야 인생이 즐거울 수 있다. 정신을 자유롭게 풀어주고 내 자신에게 삶을 즐기는 시간을 허용하라. 삶을 즐긴다는 것은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체험으로서 어떤 상품을 사서 얻어질 수 있는 기쁨이 아니다.
무슨 일이든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몸과 마음이 어떤 것에 익숙해지고 나면 더 이상 기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즐긴다는 것은 절정이 지나고 나면 사라지고 만다. 삶을 영원히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내게 편하고 무엇이 기분 좋은지
알아야 한다. 진짜 내가 그걸 원하는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지도 알아야 한다. 경험과 느낌을 차단하고, 비판하고 방어만
한다면 삶이 우리를 위해 준비해놓은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즐기기 위해서는 마음을 열어야 한다.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즐기는 것이
아니다.
현실도피는 나로부터 도망치는 것과 같다. 나이듦도 즐겨야 한다. 어렸을 때는 나이 드는 것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지만 노년의
단계에 들어서자 이제는 나이듦이 그다지 기쁘지 않다. 나이 들며 얻은 성숙함보다는 상실감이 크기 때문이다. 얼굴의 주름을 즐긴다는 것도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젊음을 약속하는 것에 쉽게 속아 넘어가고,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환상을 품게 된다. 이것이 회피요, 도망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영역 또한 넓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인내심을 갖고 지금의 나를 위해 짐을 내리고 현재를 즐기자. 현재를 즐기는
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삶의 모든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다. 내 감정에 스스로 책임을 지게 되고, 행동하게 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것이다.
▶아홉 번째 지혜_공감
주는 것을 연습하라. 나에 대한 중독에서 자유로워져라.
마음을 여는 마지막 요소는 다른 존재와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이다.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은 타인을 향해 쌓아놓았던 벽을 치워야 비로소 생긴다. 공감을 느끼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나와 똑같은 인간임을
인식할 때 생긴다. 다른 사람이 나와 똑같은 사람임을 아는 것은 그 사람 역시 행복할 권리와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을 실현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하듯이, 다른 사람도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한다. 내가 성숙한 인간이 되고 싶어 하듯이, 다른 사람도
성숙한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 내가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듯이, 다른 사람도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다른
사람에게 내 마음을 여는 것이 쉬워진다. 나와 타인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대로 놔둘 줄 아는 것, 거기에서부터 공감은 시작된다. 공감은
의사소통을 통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반응도 살피며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오직 이기기 위해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암시와 추측은 피하고,
상황의 본질과 핵심을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위협을 느끼며 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며
산다. 그래서 이기적으로 변하고, 사물을 보는 눈도 협소해진다. 하지만 이기적인 부분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나를 보는 것 또한 어려워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내 몸과 마음이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거리가 멀어지며 각기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의식이 항상 깨어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사물의 본질과 결정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나의 이기적인 부분이 내 전체가 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우리의 경험과 성숙함이 사물을 좀 더 여유 있게 보고 좀 더 본질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열 번째 지혜_평정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이다. 보낼 것은 보내고, 허용할 것은 허용하라.
평정(平靜) 즉, 여유의 핵심은 바로
'내버려두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내버려두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지배권을 늘 손에 쥐고 있으면서 무엇인가를 늘 움직이려고 하며, 자연과
적을 물리치고 내 방식대로 삶을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마치 인간이 창조주와 같이 전지전능하다는 환상을 갖고 있다. 우리는 되지 않는 것을 되게
만든다는 점에 끌려서 이 환상을 포기하지 못한다. 진실로 무엇이든 그대로 내버려두고 그대로 허용하라. 나를 둘러싼 상황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상황과 사람을 통제할 필요도 없고 도망칠 필요도 없고 조종할 필요도 없다. 여유가 있다면 그렇게 하지 않고도 있는 그대로의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끊임없이 움직이려는 행동이 극단이라면 다른 극단에는 손가락 하나 꼼짝 못하는 마비가 있다. 어떤 일이 갑자기 닥치거나 해결할 수 없어
보이는 상황이 벌어지면 마치 죽은 척하며 꼼짝하지 않는다. 자신이 보지 않음으로써 불편한 상황과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이것은 여유와 다르다.
보기 싫은 부분을 보기 싫어 다른 길로 가더라도 그 길은 결국 멀리 돌아가는 길일뿐이다. 언제 어느 곳에서라도 여유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하려면 먼저 나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나를 정확히 알면 나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지고, 다가오는 것을 여유 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여유란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얻어지는 덕목이다. 시간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진실을 경험한 지금 좀 더 여유 있게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 잡지 말고 놓아두자. 그럼으로써 새로운 것이 오도록 허락하자. 세상 모든 일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부터도 벗어나자.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칠지도 걱정하지 말자. 나이 들었다고 다른 사람 앞에서 숨을 이유도, 나 자신에게서
도망칠 이유도 없다. 어느 사회든 나이 든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열한 번째 지혜_통찰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얻어라. 내가 가진 지식을 이용해 사물을 꿰뚫어보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깨달아라.
통찰력은
사물과 나 자신의 근원을 살필 때 얻어진다. 통찰로써 나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나 자신 속에 어떤 장해물을 쌓아놓았는지 점점 명확히 드러난다. 나 스스로 쌓아놓은 장해물을 없애고 시간의 흐름을 따르며
사는 것이 얼마나 평화롭고 자연스러운지도 알게 된다. 모든 사물에는 눈에 보이는 것과는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이 점을 이해하면 상황을 견디기
쉬워지고, 노년을 대하는 것도 수월해진다.
통찰의 가장 어려운 과제는 정신적으로 적응하는 일이다. 편안함이나 습관, 고집, 생각도 정신에 적응하려는 우리의 임무를 방해하지 못한다.
방해하는 가장 큰 장해물은 부정적인 생각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며, 내 전체를 지배하려고 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감정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지나가는 것일 뿐이다. 부정적인 감정은 나의 일부분일 뿐 전체는 아니다. 나이 드는 것에 적응한다는 것은 나
자신과 함께 늙어간다는 것이다. 내 모습의 변화와 나의 장점과 나의 단점이 함께 있는 것이다. 인생의 여러 가지 영역을 살피며 의식적으로 살자.
인생의 과정을 소홀히 하면 언젠가 내 존재에 대한 회의에 빠질 것이다. 매일 의식하며 행동할 때 죽음을 떠올릴 수만 있다면 우리는 지금 현재가
얼마나 소중하며 고귀한지 깨닫게 되고 집중하며 살게 된다. 탄생과 죽음이 하나의 과정이듯이 젊음과 늙음도 과정일 뿐이다.
▶열두 번째 지혜_연습
습관은 힘이다. 새로운 규칙을 실천하고 낡은 답안을 버려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훈련시켜라.
일상의 실천은 연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 전체가 연습이다. 되풀이해서 하는 것은 모두 연습이다. 생각, 느낌, 행동,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 습관
등 모든 것이 반복과 연습을 통해 익숙해진 것이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대부분 이렇게 늘 되풀이하는 연습들이다.
평생 해야 할 연습이 있는가 하면 몇 달 혹은 몇 년 만에 끝낼 수 있는 연습도 있다. 목적이 있는 연습이 있는가 하면 무의식적인
연습이 있다. 어떤 연습은 자발적으로 하지만 어떤 연습은 의무적으로 반복하여 습관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는 연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이것이 바로 연습의 효과다. 연습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연습은 좋은 것과 나쁜 것, 의미 있는 것과 무의미한 것을 배우는 학습의
과정이며, 변화의 길이다.
연습에 의지와 인내심이 더해지면 목표를 세우고 다가오는 것에 마음을 열 수 있다. 그런데 연습하는 과정과 변화의 길에는 반드시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때 세워놓은 목표를 떠올릴 수 있다면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조용히 앉아 몸의 긴장을 풀고 생각과 감정이 오고 가도록
명상하는 시간을 매일 가지자. 꾸준히 연습하면 내가 변화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고, 결국 변화를 즐기게 된다. 내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소중히 여겨라.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목표를 찾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지금 그대로의 나를 보아라. 지금은 그냥
지금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