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10. 10:59ㆍothers













이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인가.
같이 있어도 절대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 것 같은 이 두 존재를 하나로 묶어내며 눈길을 끄는 책이 있었으니 바로 장태호의 여행에세이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방문했습니다』이다.
정사각에 가까운 책크기에 두툼한 종이로 구성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아프리카의 황홀한 자연사진과 여행자 '테오'의 감성적인 글귀들이 어울어져 눈이 즐겁고 마음이 자유로워지는 멋드러진 여행에세이다. 또한 '아프리카의 펭귄'이란 제목에서부터 눈치챌 수 있듯이 기존의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깨며 우리를 놀라게 한다. 비록 이 책에서 말하는 '아프리카'란 아프리카 대륙을 구성하는 많은 아프리칸 국가들이 아니라 '단지' 백인들이 평정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에서도 '케이프타운'에 거의 한정되어 있지만 말이다;;
책을 넘기면 첫 장부터 하늘이, 구름이, 바다가.. 그 모든 자연이 예사롭지 않다. 어쩜 이렇게도 멋진 자연이 있단 말인가! 수없이 감탄하고 감탄하며 사진속 풍경들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이런 황홀한 사진속 풍경들이 실제로 펼쳐진 도시가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이다. 이 책은 간략히 말하자면 '케이프타운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라고 칭할 수 있다. 케이프타운의 모습과 주변의 자연과 관광지, 그곳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과 글로 담아 알려줌과 동시에 친절하게도 뒷부분에 따로 지면을 마련하여 그곳에서의 생활을 위해 알아야 하는 것들이나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어학원, 학교 같은 온갖 세세한 정보가 실려있다. 케이프타운의 홍보대사라고도 할 수 있겠다. ^ ^;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방문했습니다』 속에는 허섭한 모양새와는 달리 해변가의 만찬과 흥취를 즐길 수 있는 랑가방 레스토랑, 케이프타운의 아담한 일종의 사막(언덕이라 칭함이 더 어울리지만) 아틀란티스 샌듄의 샌드보드, 둥그렇게 솟아있는 팔락마운틴과 영화속 한 장면같은 돼지농장과 와인농장,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번지점프 코스라는 블루크랑스 브릿지, 세계사에서 그 이름을 날리던 희망봉 등 책 곳곳엔 케이프타운의 사랑스런 모습이 생생한 사진들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그 중 나를 매료시킨 건 싼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싱싱한 과일들 이야기였다. 과일하면 사족을 못쓰는 나로선 입안 가득 고이는 침만 꼴깍대며 삼키는 수 밖에;; 또한 갓 잡아올린 참치의 붉은 살을 찍은 사진과 그 맛을 묘사하는 부분에선 아~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었다. 난 회도 좋아한단 말이닷!!! 나도 그 맛을 맛보고 싶다. ㅠ ㅠ 어쨌거나 오염되지 않은 풍요로운 자연의 축복을 받고 있는 케이프타운의 모습이었다. 부럽다. 쩝;;
더불어 아~ 여기가 정말 아프리카구나!라고 느꼈던 부분은 케이프타운 근처의 크루커에서 야생의 동물들과 함께 한 '사자왕 쟈카' 이야기였다. 동물원에서 유리창으로 된 기차를 타고 구경하는 동물들이 아닌 실제로 야생에서 사는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곳, 그곳은 진정 아프리카 땅이긴 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에 쓰인 '아프리카 펭귄'. 정말 아프리카에 펭귄이 있을 줄이야! 케이프타운의 볼더스비치에는 실제로 펭귄이 서식하고 있단다. 그 펭귄을 좀 더 가까이 찍고 싶어 다가갔던 '테오'를 쫓기게 했다던 늠름한 황제펭귄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괜시리 웃음이 난다. 이것 참, 아프리카에서 사자도 코끼리도 아닌 펭귄에게 쫓기다니. ㅋㅋㅋ
이 책의 배경인 남아프리카의 도시 케이프타운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프리카와는 꽤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오히려 아프리카라기 보단 유럽의 어딘가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잘 닦인 도로와 잘 갖춰진 시설, 잘 정돈된 멋진 집들과 그것들을 차지하고 있는 백인들이 존재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 흑인들의 땅 아프리카지만 남아공은 예외다. 넬슨 만델라에 의해 인종차별이 어느정도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익에 관계된 주도권은 백인들이 쥐고 있어 흑인들의 생활은 어렵고 팍팍하단다. 흑인지정구역이라는 하라레의 존재가 그렇다.
아프리카에 속해 있으면서도 아프리카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남아공은, 백인들의 이기주의와 흑인들의 슬픈 역사가 느껴져 멋진 외양에도 불구하고 서글프게 느껴졌다. 그래서 테오가 전해주는 멋진 풍광과 재미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도 가슴 한 켠이 서늘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도 흑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뒷부분에 약간의 공간만을 마련해 담고 있다. 길진 않지만 깊이 안타까웠다.
너무나 읽고 싶었기에 큰 기대를 하고 펼쳐들었던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방문했습니다』
여행의 설렘과 이국적 풍경과 그곳 사람들의 모습의 다양한 모습과 먹거리,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여행을 꿈꾸는 당신에게 '케이프타운'이란 곳을 하나 더 추가하는데 만든다. 이렇게 멋진 곳을 소개받아 나 역시 너무나 기뻤다. 생생한 사진들은 나의 상상을 눈으로 확인하게 만들어줬고 비록 몸은 대한민국에 발 붙이고 있지만 마음만이라도 케이프타운의 하늘 아래 있을 수 있게 해줬다.
그러나 책을 조금만 쫙~ 펴면 책장이 뜯어질 것 같은 제본은 조금 아쉽다. 종이가 두껍기에 너무 펼치면 혹시나 속지가 튕겨져 나올까 걱정되어 상당히 조심스레 책을 넘겨야 했다. 제본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을..
내가 요새 인도나 이라크 등의 주제를 다룬 여행에세이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비교적 순수관광에 대한 이 책의 감상적인 글들이 처음엔 살짝 당황스러웠다, 곧 적응했지만;; ^ ^;; 오랫만에 보는 감상적 전개의 글이라 오히려 신선하기도 했고. 또한 이 책은 여행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사진집이라고 불러도 상관없을 듯 하다. 책의 절반까진 아니라도 그 가까이 그곳의 사진들이 차지하고 있다. 불만있냐고? 당연히 없다. 그런 멋진 사진을 보는데 누가 싫어할까!! ^ ^
이 책을 보고 난 후 나도 아프리카의 그 황제펭귄을 만나러 가고 싶어졌다!
테오씨, 책임지세욧!!!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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