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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과학계에 따르면 줄기세포 논란과 관련, 서울대 특별조사위원회의 최종 결과발표를 수일 앞두고 일종의 해프닝으로 막을 내린 7년 전 논란이 또다시 회자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실사팀에 참여했던 황 교수가 지금은 자신의 연구 성과를 검증받는 상황을 ‘부메랑’에 빗대기도 한다.
경희대 의대 이보연 교수(산부인과)는 “실험은 2명에게서 난자 6개를 얻어 체세포 복제를 수행, 이 중 1개 배아가 4세포기까지 진행됐다”며 “(난자) 제공자로부터 잉여난자를 연구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승낙서도 받았고, 8세포기까지도 가능했겠지만 윤리논란을 감안해 중단했다”고 기억했다.
같은 대학 김승보 교수(산부인과)는 “당시 실사팀이 무슨 목적으로, 또 무슨 근거로 실사를 했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때는 물론이고, 현재 황 교수와 문 교수, 노성일 이사장이 갈라선 것도 줄기세포 연구 주도권 다툼 탓이 아니냐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의대 연구팀의 시도는 비록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배아복제 연구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의사협회가 ‘질병 예방과 치료, 건강증진 등 인류의 복지향상을 위한 생명복제 연구는 허용하되, 인간복제나 수정 또는 체세포 이식 이후 14일이 지난 인간배아 연구는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생명복제연구지침을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황 교수를 포함한 생명과학자들에게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공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황 교수는 경희대 실사 직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복제는 좋은 기술이지만 인간에 적용되면 인간의 존엄성, 개체의 독특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사회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그의 행보는 이 발언과 자못 대조적이다.
고작 20개월 후인 2000년 8월 황 교수는 “인간 배아 줄기세포 직전까지 이르는 체세포 복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고, 2004년과 2005년 잇따른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2006년 현재 그는 논문 조작과 난자 윤리, 나아가 줄기세포 진위까지 의심받으며 학자로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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