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일인이역 - 크로마키 기법 - 일기예보

2013. 8. 23. 11:25카테고리 없음

[TV돋보기]'금뚝' 한지혜, 1인2역 어떻게 촬영할까

출처 스포츠한국 | 작성 김윤지기자 | 입력 2013.08.23 07:03 | 수정 2013.08.23 07:03

기사 내용

뿔테 안경과 점. 드라마 속 1인2역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무엇이다. MBC 주말극 '금 나와라, 뚝딱'(극본 하청옥ㆍ연출 이형선ㆍ이하 금뚝)의 미덕은 이런 허술한 1인2역 설정이 없다는 점이다. 쌍둥이 자매를 동시에 소화 중인 배우 한지혜는 드라마 속 1인2역의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한지혜가 맡은 쌍둥이 자매는 도도한 유나와 털털한 몽희다. 두 인물이 각자 이야기를 이끌어 가던 초반과 달리 최근에는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잦아졌다. 두 인물은 지난 17일 방송에서 한 자리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한 배우가 연기하는 두 인물은 어떻게 촬영했을까? TV 화상 합성 기술인
크로마키 기법을 활용했다. 일기예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기법이다. 일기예보의 경우 기상캐스터가 파란색 천 앞에서 허공을 짚으며 날씨를 전해주고 기상도와 합성한다. '금뚝' 역시 비슷하다. 한지혜는 대역과 함께 유나 분량과 몽희 분량을 각각 촬영하고, 대역에 다른 역할을 합성한다.

크로마키 기법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컴퓨터그래픽(CG)인 터라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다만 상대배우의 리액션 없이 홀로 연기해야 하는 한지혜에겐 난관이다. 자신을 상대로 연기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역이 있다. 종종 뒷모습으로 등장하는 대역이 상대방의 대사를 읊어준다. 하지만 실제 상대배우가 아닌 대역을 상대로 감정을 끌어내야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의 이야기다.

시간적인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두 사람이 한 장면에 잡히는 신을 촬영하기 위해선 3배의 노력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유나 몫의 촬영을 한 후 오랜 분장을 거쳐 몽희가 등장하는 장면의 촬영을 진행해야 한다. 드라마는 사전제작이 아닌 이상 영화처럼 효율적으로 분배해 촬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고된 만큼 열매는 달다. '배우' 한지혜로 재발견되고 있다. 이런 뚝심이 마지막까지 이어져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김윤지기자 jay@sphk.co.kr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