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트리밍으로 몸과 마음의 습관을 디자인

2013. 8. 29. 02:41health

 
[삼성스포츠] 우리나라는 어느덧 스포츠 강국의 대열에 섰습니다.
하지만, 스포츠가 인류 공통의 문화로 인정받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스포츠는 각국의 부국강병에 따른 정책 속에서 심신 강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간주되었지요. 하지만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뒤에야 비로서 세계 각국은 사는 보람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인류 공통의 문화로 스포츠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여러 나라들은 앞다퉈 스포츠 관련 위원회를 조직하는가 하면 다양한 슬로건을 내세워 국민건강 증진책의 일환으로 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1967년 노르웨이에서 주창된 '트림 무브먼트(trim movement)'는 유럽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캠페인입니다. 일종의 '체력 만들기 운동'으로 요즘 흔히 얘기하는 생활체육의 모태가 되었죠.

파도의 부침(浮沈)에 따라 배가 균형을 잡듯 심신의 밸런스를 잡는다는 의미로 '트림(trim)', '트리밍(trimming)'이라는 단어는 그 당시 잠깐 유행을 탄 뒤로, 점차 체육 분야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파도의 대신 '피트니스(fitness)', '슬리밍(slimming)' 이라는 단어가 어느새 운동 분야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트리밍' 이라 단어를 잊혀진 기억 속에서 다시 끄집어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트리밍'이란 단어야 말로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단어입니다. 사진에서 쓸데없는 부분을 잘라내고 핵심 부분만 편집하는 것을 트리밍이라고 하듯이, 우리 몸도 나이 들면서 불필요하게 생기는 군더더기 살들을 트리밍해야 합니다. 젊어서의 내 몸을 기억하면서 조금 나온 부분이 있으면 집어넣고, 들어간 부분은 더 들어갈 수 있도록 깎고 다듬어 나가야 합니다.









슬리밍이 무조건적인 날씬함만을 강조하는 왜곡된 미(美)의 개념이라면 트리밍이란 단어에는 조화의 개념이 들어있습니다. 슬리밍이 절대평가라면 트리밍은 자신의 몸을 기준으로 하는 상대평가의 개념입니다. 건강했을 때의 자기 몸이 기준점이 되기 때문에 탈 날 일이 적습니다.

트림 무브먼트는 비단 신체의 건강만 강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육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외형적인 미(美)에 대해 왜곡된 기준을 가지고 있는 현대 여성들, 또는 몸은 아직 건강한 듯 보여도 마음에 아픈 현대인들은 마음의 군살도 덜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오랜 세월 동안 반복해오면서 잘못 자리잡은 습관은 더더욱 깎아내고 잘라내어 올바르게 교정해야 할 필수적인 것입니다. 잘못된 습관은 그 어떤 바이러스나 세균보다도 우리의 건강을 갉아먹고 질병을 유발하는 주범입니다. 하지만 습관을 교정하는 일은 몸을 바꾸고 마음을 달리 먹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만큼 오랜 세월 동안 반복되어오면서 굳은 살처럼 박혀 있기 때문이지요. 올빼미족이 하루 아침에 얼리 버드(early bird)가 되기란 쉽지 않은 법입니다.

이럴 땐 정신과적인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뇌의 편도체가 반발하지 않도록 조금씩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허겁지겁 5분 동안 하는 식사를 평생 동안 해서 위장병이 생겼다면 이번 달은 10분, 다음 달은 15분 하는 식으로 서서히 바꾸는 것입니다.

바야흐로 디자인의 시대입니다. 몸과 마음과 습관의 트리밍을 통해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는 멋진 현대인이 되어 보세요. Design yourself!


칼럼니스트 : 이시형 박사(힐리언스 선마을 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