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말 무거운 말

2005. 8. 7. 12:41essay, poem



 
가벼운 말 무거운 말


시 / 차 영 섭


말은 다 같은 말인 것 같지만
말이란 게 입맛과 같아서
사르르 달콤 녹아 웃음꽃 피는
무거운 말 있고
짜릿하게 톡톡 쏘아 멍울 맺는
가벼운 말 있다는 것을 생각이나 할까.


약초 많은 산 약초 많이 나오고
독초 많은 산 독초 많이 나오듯이
하루살이처럼 가볍게 날아다니는 말이
평생을 울리고
희귀종의 새처럼 무겁게 날아다니는 말이
평생을 웃게 한다네.


가벼운 말은 내 안의 내가
나를 과잉 보호할 때 나오고
무거운 말은 내 안의 나와
내가 잘 타협할 때 나옵니다.


가벼운 말은 빛의 반응 속도를 지니지만
무거운 말은 오동잎 떨어져
물 속에 잠기는 속도를 지니는데,


문제는 내가 무슨 말하는지를 분별 못한다는 것
마치 장대비 쏟아질 때
꽃잎 풀잎 그저 고개 수그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웃집 울타리를 넘보기보다는
내 안의 화사한 봄 꽃밭을 잘 가꾸어
알뜰한 생각의 나무에
알뜰한 열매 맺도록 해야 할 것이네
무거운 말은 빛이요 가벼운 말은 그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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