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씌여진 숫자

2006. 1. 6. 10:08카테고리 없음

“옷에 쓰여진 숫자엔 비밀이 있다!”
[쿠키 생활] ○…‘05, 27, 55, 83, 398…’

이 숫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모두 캐주얼 의류 로고를 대신해 사용되는 숫자라는 것이다.

이들은 패션 언어로 그들만의 특별한 유행을 이끌고 있으며 캐주얼 의류의 대표적인 마케팅이 되고 있다.

또한 숫자는 다양한 문화적 코드와 의미를 담고 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 의미, 무턱대고 쓴 숫자가 아니라는 점을 읽어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캐쥬얼 스포츠 브랜드 ‘이엑스알(EXR)’이 사용하는 숫자는 ‘55’다. 이것은 조깅을 할 때 100m에 ‘55’초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피로가 누적되지 않는 가장 합리적인 운동시간이라는 통계를 활용했다.

‘클라이드’사의 고유 숫자가 된 ‘75’는 행운의 숫자 7과 재운 및 신비스러움을 나타내는 5를 합쳤다.

또한 FnC코오롱의 캐주얼 브랜드 ‘1492 MILES’에서 1492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해를 의미하며, ‘카스피(CASPI 카스피)’의 ‘B612’는 어린왕자가 머문 소행성의 이름이다.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콕스(C.O.A.X)’의 76은 슈트나 맞춤 정장을 즐겨 입던 유럽에 파격적인 히피 패션이 등장했던 ‘1976년’에서 따온 것. 히피문화가 파격을 불러왔듯 패션에 콕스 바람을 불러오자는 의미다.

이밖에 ‘시슬리(Sisley)’의 ‘25’는 소녀가 아닌 여자로 거듭나는 나이를 상징하고 있다. ‘25세 느낌’이라는 의미로 브랜드 타깃층을 대변한다. ‘옹골진(ONG)’이 사용하는 ‘97’은 브랜드 런칭연도인 1997년을 뜻한다.

힙합 패션 연출에 좋은 ‘푸부’는 숫자 ‘05’를 활용한다. 푸부는 주로 빨간색 등 원색을 내놓는데 이 색은 조직원이 2,000명으로 추정되는 갱단 블러드의 색깔이다. 05라는 숫자 역시 블러드에게 상징적인 숫자이다.

캐주얼 의류 브랜드 ‘NII’는 1927년 미국 아이비그룹의 대학이 주축이 되어 뉴욕의 콜롬비아대에서 조직한 럭비 협회 뉴욕 아이비리그 인스티튜트(Newyork ivyleague institute)의 이름으로 기존 하바드, 예일 등 대학간 치러진 인터컬리지 럭비리그를 조직한데서 비롯됐다. 결국 ‘27’은 1927년에서 온 것.

‘TBJ’의 83은 1983년도에 TBJ가 런칭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며 ‘A6’는 강한남자 A와 강한 여자 6을 합쳐놓은 것이다.

이 같은 숫자 장식은 브랜드명을 감추면서도 그 가치를 젊은 세대들에게 알려 시선을 집중시키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다. 아울러 캐주얼 의류 브랜드들이 광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숫자를 활용함으로써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전주점 EXR 샵메니저 정영주씨는 “캐쥬얼 의류 대부분에 숫자가 프린트 돼 있거나 붙어 있을 정도로 브랜드 의미를 담고 있는 숫자마케팅은 일반화 돼 있다”며 “10대들은 의류 속 숫자를 통해 나름대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고 말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제휴사/새전북신문 강영희기자 kang@sjbnews.com ‘저작권자 (c)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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