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인순이 학력고백? 이미 너무 많은 일을 한 그녀다

2007. 9. 4. 22:50others

인순이의 중졸학력 고백이 가슴을 에리게 한다. 자신이 포천고교 졸업이 아니라 포천 청산중학교 졸업이라고 밝힌 것이다.

인순이는 한 인터뷰에서 "어린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챙기기도 힘든시절이였다. 중학교 재학중에도 등록금을 제때에 내지 못해 졸업장을 받지 못하고 학교를 마치게 되었다. 이후에 노래하는 일을 시작하고 돈을 벌어 몇년후에 졸업장을 찾아올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인순이는 이어서 "다른 유명인사들은 대학이나 외국 대학원이 잘못돼 '학력 위조'로 보도되는데 나는 고등학교도 못나와 중졸이라는 처지를 밝히는 게 참 서글퍼 더 주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그녀의 고백을 나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당시의 시대상황이 그러했으므로. 그간 속앓이를 해왔을 그녀를 생각하면 오히려 가슴이 먹먹해진다. 동시에 늦었지만 그녀가 스스로 자신의 멍에를 풀어헤친 것을 축하한다.

사실 인순이씨 나이에 흑인혼혈아는 한국사회에서 버려진 인생이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당했을 사회적 멸시와 천대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리고 인순이가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왔는지 굳이 그녀가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녀가 고백했듯이 먹고 살기도 힘든 시절에 학교졸업장이은 언감생신이요 일종의 사치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녀는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한국사회를 위해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했다. 그녀는 노래를 통해 서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다. 그녀의 성공담은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IMF외한위기 당시 박세리와 노래 '상록수'이상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준 그녀다. 하인즈워드와 더불어 차별받은 인생의 성공모델로서 우리들의 편협한 국수주의와 인종주의를 타파하는 데 삶 그 자체로 앞장섰다.

그녀가 학력을 적극적으로 속이지도 않았지만 설령 속였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녀의 학력에 별로 관심이 없다. 오히려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성공했으며, 어떻게 우리사회를 풍요롭게 하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있을 뿐이다. 아니 그보다 그녀의 가창력에 마음을 빼앗길 뿐이다.

학력위조사건은 학벌사회의 허위의식을 타파하고 실력이 중시되는 선진사회로 나가기 위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 괜히 학력이 모자란 이들, 그러나 누구보다 삶의 모범이 된 이들을 근거없이 기죽이고 복종하게 만드는 부조리는 이제 그만 사라져야 한다.

그래서 신정아의 학력위조와 인순이의 학력은폐를 동렬에 놓고 비교하려는 오만불손을 우리모두 적극적으로 퇴치해야 한다. 인순이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일 일이 아니라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자신을 말할 필요가 있다.


김석수의 '자유자재' http://blog.daum.net/kss60
출처 : 문화방
글쓴이 : 김석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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