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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태국과 필리핀에서 3년여를 머물다 잠시 귀국한 홍진희가 지난 9일 인천공항에서 내뱉은 첫 마디는 “내가 직접 나서야 할 비즈니스 때문에 왔다”였다.
그녀의 ‘비즈니스’는 누드였다.“해결되면 바로 필리핀 집으로 갈 것”이라던 그녀는 결국 모든 일을 순조롭게 마무리 짓고 17일 다시 필리핀행 비행기에 오른다.
홍진희는 “누드를 휴대폰으로 제공하는 과정에 일부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난 며칠 동안 누드사진 서비스 관계자들을 설득했고 마침내 나의 누드사진들을 공개키로 최종 합의했다”고 털어놨다. ‘일부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따로 해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누드사진 서비스 업계는 홍진희의 ‘고령’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62년 7월6일생, 우리 나이로 마흔 다섯. 어떻게 누드모델이 될 수 있느냐는 상식적인 문제 제기였다. 평소 20대 여성 못지않은 몸매임을 자부해온 홍진희는 이러한 고정관념에 발끈했고, 필리핀에서 찍은 자신의 누드사진 샘플을 들고 면담을 자청해 그들의 상식을 뒤집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16일부터 모바일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드러난 홍진희의 외모는 45세라는 나이를 무색케한다.
젊음의 예각만 살아 있을 뿐, 허물어진 둔각은 어느 구석에도 없다. 163cm, 49kg에 35.4-25-35인치의 몸매로 필리핀의 무인도, 골프장, 스파, 수영장, 리조트, 유럽풍 저택 등지를 누드로 누빈 홍진희의 사진들에서는 탄력이 감지된다.
홍진희 스스로도 “내가 한국의 연기자인줄 모르는 필리핀인들은 내 나이를 20대 중반 쯤으로 짐작한다”면서 몸매에 대한 자부심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또한 “30대 중반인 자기 엄마의 친구를 아줌마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유치원 어린이도 나를 누나라고 부르더라”며 흐뭇해했다.
이렇듯 20년이나 젊어보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 것과 꾸준한 운동.” 필리핀 마닐라에서 주 3일, 한 번에 3시간씩 기구운동과 윗몸 일으키기, 달리기 등을 했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누드로 카메라 앞에 선 이유 또한 명료하다.
“이 나이에도 이럴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욕구 때문에 벗었지만 철이 덜 든 것도 한 원인”이라며 “20년 전부터 생각이 멈춘 느낌이다”고 고백했다. 관습이 요구하는 연령별 옷차림이나 사고방식, 행동 따위에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누드가 “돈 때문은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20년 이상 쉬지 않고 연기를 해왔을 뿐더러 우리나라에 비해 생활비가 5분의 1에 불과한 필리핀에서 홀로 살다보니 큰 돈이 들어갈 데가 없다”는 해명이다.
1981년 미스 MBC로 뽑히며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홍진희는 이휘향, 김청, 김혜정 등과 동기. 주로 비행소녀, 꽃뱀, 애첩, 푼수 배역을 단골로 연기해왔으며 세련된 스튜어디스나 터프한 여형사 이미지로 홍진희를 기억하는 팬도 적지 않다.
홍진희는 앞으로도 필리핀에서 계속 머물 생각이다. 연기 컴백은 당분간 계획에 없다. “처음엔 완전 은퇴도 생각했지만 누가 그러더라구요.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침 뱉지 말라’고. 그래서 은퇴라는 말은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모바일 누드를 광고하려고 TV에 얼굴을 내민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며 이달 말까지 잡혀 있던 TV 프로그램 7편의 출연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일주일 남짓한 국내 체류기간 중 출연한 TV 토크쇼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누드’라는 단어는 입에 올리지조차 않았다.
떠나는 홍진희는 “진지하게 연기한다는 자세로 몰입한 나의 누드가 사장되지 않은 것에 만족한다. 누드를 광고하려고 TV에 얼굴을 내민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스 진향희 기자 moolb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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