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상품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는 좀 낯설고 비싸다는 것일 것이다. 요즈음 심심지 않게 이곳 저곳에서 아트상품들이 선보이지만 눈요기에 그칠
뿐 가격을 묻고는 선뜻 구입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린 기억이 아트상품을 포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아트상품은 단순한 복제품이 아닌 작가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것이고 소장하기 힘든 예술을 상품에 옮겨 1석 2조의 효과를 획득한다는
취지이다. 그렇기에 반드시 인지도로서만 상품의 소재가 되는 것이 아니며 상품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적절한 예술이 선택되어야 하기도 하는
것이다.
폭넓게 생각해 보면 반드시 예술이 상품에 옮겨져야만 아트 상품이겠는가, 사실 상품 중에는 그 자체로 예술성을 띄는 것도 많다.
하지만 굳이 아트가 상품에 옮겨져 선보이는 아트상품의 의도와 의의를 제대로 파악하고 좀더 애정을 가지고 접근하길 바라는 맘에서 펜을 든
것이다.
우리나라에 아트 상품이 개발되어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이전에는 고작해야 수입품이거나 관광기념품에
어수룩하게 응용될 뿐이었다. 하지만 수입품은 너무 비싸고 기념품은 촌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이후 자체적인 아트 상품이 시도되며 선보였지만 역시
좀 낯설고 비싸게 느껴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선입견을 갖는 이들이여, 아니면 아예 관심조차 없던 이들이여 다시 한번 눈길을 던져보시길... 무조건 유명한
그림이 옮겨지는 것이 장땡이 아니지 않은가. 사실처음에 선보이는 상품들은 그랬다. 소장하기 힘든 유명한 그림을 옮겨놓아 비싼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다지 설득력을 갖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그 물건과 안 어울리기도 하고... 하지만 근래에 와서는 상품에 잘 어울리는 작가의 작품이 적절히
선정되어 옮겨지고 있고 또 상품에 잘 어울리게 원작이 응용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넥타이. 처음엔 예술가의 작품이 들어간 것이라고 선보인
그것들은 좀처럼 실용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었다. "예술도 좋지만 그래도 메고 다닐 수는 있어야지-원"
하지만 근래에 그 색감이나 문양들이 현실성과 상품성에 적절하게 응용되어 제작되고 있어 손색없는 넥타이가 된 것이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고 꽤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트 상품은 비싸다고? 대부분 그렇지만 다 그렇지는 않다. 때로는 웬만한 물건보다 훨씬 싸고
개성을 갖추어 선물하기도 좋은 것들이 있다는 사실. 하지만 아트상품에는 그 속에 포함된 저작권료의 부담이 포함되었다는 걸 기본적으로 인식은 해
주어야 한다. 굳이 예술이 상품에 들어 간 것이 필요가 없다고?
잠깐만. 예술은 정신과 혼이 담긴 것을 말한다. 그 예술가의 의도가 상품에 옮겨서 의미 부여가
되고 눈을 즐겁게 할 때 그 돈은 아깝지 않은 법. 어차피 비싸다 싸다의 기준은 쓰는 사람의 마음, 주관성에 비례하는
법이니까...
아는 만큼 인정하게 되는 것이 아트상품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는 아트의 대중화를 선언하고 아트상품을 개발하고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꽤 많이 늘고 있지만 선두 적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은 단연 가나 아트 갤러리에서 운영하는 가나 아트
샵이다.
눈길을 끈 여러 상품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유독 눈길을 끈 것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에 담긴 천지창조중 '아담의
창조'부분을 이용한 시계.
그 작은 시계에는 아담의 창조 중에서도 신과 아담의 손이 맞닿는 부분만을 담아 놓았다. 미켈란젤로가 1508년 5월 10일
시작하여 1512년 11월 1일에 작업을 마친 작품. <술에 취한 노아> <대홍수> <노아의 제사>
<인간의 타락> <이브의 창조> <아담의 창조> <바다와 육지의 분리> <해와 달과 별들의
창조> <빛과 어둠의 분리> 창세기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아홉 설화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아담의 창조'이다.
미켈란젤로 이전의 미술가들도 땅위에 누워있는 아담을 하느님이 손을 대기만 함으로써 그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그림들을 오래 전부터 그린
바 있지만, 유독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유명한 것은 그 탄생이 더욱 힘차고 위대하며 압도하는 창조의 모습이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아담은 최초의
인간답게 힘차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땅위에 누워있다.
육체적으로 완벽한 얼굴과 갈비뼈를 가진(그러나 아직 생식능력은 없다) 아담은 하느님의 오른손 손가락으로부터 정기를 받아들이는 듯, 손가락이
채 닿기도 전에 이 최초의 사람은 마치 깊은 잠에서 막 깨어난 듯 창조주인 아버지 하느님의 자애로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미켈란젤로가
하느님의 손길을 이 그림의 중심에 두어 촛첨을 만들고 의연하고 힘찬 창조의 모습을 통해 신의 전지 전능함을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방법은
미술의 가장 위대한 기적중의 하나이다. '그림은 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그리는 것이다.' 라던 그 돋보이는 연출력뿐 아니라 작업에
홀로 전념해 더욱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그는 천장에 매달려 작품을 제작한 4년의 기간동안 얼굴에는 온갖 물감이 흘러내려 피부병이 생기고, 몸은
하프 악기처럼 휘어지고 고개가 굳어 목이 잘 접혀지지 않는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현재는 1980년부터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투자한 약 4년 간의 기간의 3배에 달하는 12년 동안 천장복원 작업을 하여
500여 년에 걸쳐 쌓인 묵은 때를 제거하여 선명한 원색을 되살렸는데 예전의 어두운 웅장함을 좋아했던 사람들에게는 큰 충격을 주었고 '베네통
천지창조'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작은 시계 속의 아담과 하느님 손의 만남은 그 선명함이 복원 후의 색을 닮았다. 그리고 프레스코(덜 마른 회반죽 바탕에 물에 갠
안료로 채색하는 벽화기법)벽화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벽의 갈라짐이 있는 질감은 시간의 깊이를 전달한다.
돌고 도는 시간 어쩌면 그 시간은 영원함이다. 하지만 시간을 보여주는 시계는 매 시간 매분 매초 우리의 유한함을 가르쳐 주지
않는가. 탄생이후 우리는 시간을 쪼개고 수많은 만남을 되풀이하며 거듭 태어나는 것이다. 시계 속에 담긴 창조주의 손길은 태초 우리의 몫을
가르치며 그 탄생의 소중함을 눈에 담아 준다. 인간이 이 땅에 태어나 해야할 몫이 무엇이던가.
흐르는 시간 속에 과연 나는 신의 정기를 제대로 쓰고 있는 것인가. 움직이는 시계바늘을 잠시 붙들고 생각하고 싶지만.. 시간은
여지없이 흐른다. 천지창조와 시계와의 만남. 시계가 인간에게 해야 할 몫을 십분 발휘한 생활 속의 메시지가 아닐까.
시간을 더욱 소중히 활용하고 싶은 이여. 삶을 더욱 알차게 채우고 싶은 이들이여. 천지창조의 시계가 당신을 거듭 창조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상품과 메시지와의 적절한 만남 속에 가치를 발하는 것. 이것이 아트 상품의 가치인 것이다.
한 젬마 글.
출처: 엠에스엔 물감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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